가족 도보 순례단은 오전 10시에 광명시민체육관을 출발해, 4시간 가까이 걸어 국회 본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부모들이 한뎃잠을 잔 곳이 체육관입니다. 세월호 참사 때 머문 곳도 체육관이었습니다. 가족들은 4월16일로 되돌아 간 듯합니다. 가족 185명이 출발했는데, 여의도 국회에 도착할 때는 가족만 300여명이 넘었습니다.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 지원 나온 아버지들도 국회로 이동했습니다.

도보 순례단은 점심을 먹은 뒤 오후 4시,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하는 이들까지 모두 서울역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이동합니다. 세월호 참사 추모 음악회를 가진 뒤 11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광화문 광장에서 마무리를 합니다. 오늘 안에, 가족들이 바라는 특별법안이 합의될 수 있을까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가족들과 동행한 이명익 기자의 취재사진 올립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4: 7월24일 오후 2시45분

“숱한 사건 사고가 있었다. 그때마다 사건은 늘 ‘마침표’가 아닌 ‘말 줄임표(....)’로 끝났다.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아닌가.”

7월22일 광화문 단식 농성장을 찾았던 가수 김장훈씨가 조은희 인턴기자와 인터뷰하며 한 말입니다. 김장훈씨가 오늘 저녁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100일 시낭송 및 추모 음악회 〈네 눈물을 기억하라〉 무대에 오릅니다. 김장훈씨는 고 이보미양과 듀엣으로 ‘거위의 꿈’을 부릅니다. 공연에 앞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김장훈씨가 무한 공유를 해달라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5: 7월24일 오후 4시30분

잠깐의 재충전을 마친 가족들이 4시부터 다시 걷습니다. 더 많이 모인 시민 덕분에 이제 행렬은 1500여명 가까이 됩니다.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다투는 여야의 국회를 뒤로 하고, 이제 광화문으로 향합니다.

종교인들도 종교를 떠나 마음을 보탰습니다.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과 인명진 목사 등이 심부름꾼으로 이름을 올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여야는 그만 싸우고 유가족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특별법을 만들라는 내용입니다.

수녀님 200여명은 아예 가족과 함께 걷습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소속 수녀님입니다. 흰 양말에 샌들을 곱게 챙겨 신은 수녀님들도 광화문으로 함께 갑니다. 김안나 수녀님은 “벌써 100일이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같이 하고 싶어서 나왔다”라고 말합니다.

10반부터 시작한 도보 행렬은 현재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습니다(순례단 위치는 페이스북 독자이자 일일 통신원으로 맹활약 중인 ▶이유민씨가 댓글로 올리고 있습니다. 주목해주세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6: 7월24일 오후 6시

도보 순례단 맨 앞에는 11일째 단식한 어머니 아버지들이 걷고 있습니다. 합류하는 시민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순례단을 기다렸다가 합류해 함께 걷고 있습니다.

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나온 중고생들이 눈에 띕니다. 대학생도 동참하며 도보 순례단은 순식간에 1000여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학생들이 “특별법을 제정하라”라며 8박자 구호를 시민들과 함께 외치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조금 뒤 서울역에 도착합니다. 저녁 6시30분 서울역에서 행사가 열립니다.

- 18시 30분 서울역 행사: 30분 - 19시 서울역 – 남대문 – 서울광장: 30분 - 19시 30분 7월 24일, 모여라 서울광장! 세월호 참사 100일 시낭송 및 추모 음악회 〈네 눈물을 기억하라〉 - 22시 음악회 후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7: 7월24일 저녁6시25분

서울광장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경찰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광장 맞은 편 등에 경찰 차벽이 이미 설치되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11일째 단식을 하는 아빠들도 서울광장으로 모두 이동합니다. 저녁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시낭송과 음악제가 열립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8 : 7월24일 오후 8시

이제 곧 마지막 걸음이 시작됩니다. 서울역에서 휴식을 취한 가족과 시민 2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광장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마다 박수를 치고 힘내라고 소리치는 시민들 덕분에 가족들은 치유와 위로의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미 서울광장에는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말 그대로 사람으로 서울광장이 뒤덮였습니다. 시민들은 100리를 걸어온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하는 중입니다. 한 시인은 무대에 올라 시집 〈우리는 모두 세월호였다〉에 실린 한 시를 읊습니다. 시를 듣던 시민들은 눈물을 훔칩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제안입니다. 서울시청 외벽에는 시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만든 ‘시민게시판’이라는 LED 전광판이 있습니다.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전광판에 순차적으로 6초씩 메시지가 뜬다고 합니다. 대표번호 010-6387-1177로 문자를 보내면 됩니다. 서울광장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은 세월호 참사 관련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39 : 7월24일 오후 8시30분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서울광장에 앉아서 가족들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다들 일어나 박수를 치다 눈물을 훔칩니다. 미안하다고요. 그런 시민들에게 가족들 또한 고맙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가족들은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서울광장까지 1박2일 40km, 100리 길을 걸었습니다. 하늘로 떠난 아이 사진을 가방과 목에 걸고, 명찰을 가슴에 차고, 교복을 입고 엄마․아빠는 아이와 함께 걸었습니다.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긴 길입니다.

참사가 난 지 100일. 차라리 이 모는 게 지독한 악몽이기를, 깨어나면 4월15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현실은 무참합니다. 진실규명과 안전사회를 바라는 특별법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11일째 단식을 하고, 국회 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는 엄마․아빠들의 현실은 변한 게 없습니다.

그래서 더 속상합니다. 엄마․아빠들은 걸으며 말했습니다. 더 이상 부끄러운 부모가 되고 싶지 않다고. 그 바람을 이제 누군가는 들어주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0: 7월24일 저녁 8시50분

가수 김장훈씨가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거위의 꿈' 시작 전, 김장훈씨는 말합니다. "오늘 인터뷰 했는데 물어보더라. 도대체 언제 세월호를 놓을거냐고. 가족과 대책위 분들이 저를 놓지 않을 때까지 놓지 않겠다고 했다."

가수 김장훈씨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보미양의 모습이 스크린을 장식하네요. 하늘나라에 있는 이보미양과 김장훈씨가 듀엣으로 '거위의 꿈'을 부릅니다.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수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수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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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이보미양이 바라볼 서울광장 사진을 이명익 기자가 올립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1 : 7월24일 저녁 9시20분

까만 양복을 입은 연극 배우가 무대에 섰습니다. 보고 싶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괜찮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까만 스크린에 흰 글씨가 뜹니다. 하늘에서 아이들이 보낸 메시지입니다. 최혜정 선생님도 있고 남윤철 선생님도 있어서 괜찮다는 제법 의젓한 말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의젓함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동생 사랑해... 나도 (마지막 배에서) 카톡 보내고 싶었는데 너무 후져서...” 아빠는 그저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더 좋은 스마트폰을 바꿔주지 못하고, 평소 신고 싶다던 뉴발란스 운동화를 사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끊으라는 담배를 피워서 미안하다고 말입니다. 아빠는 미안한 것 투성이입니다.

이어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모녀가 무대에 오릅니다. 2학년4반 김동혁군의 엄마와 여동생입니다. 엄마 김성실씨는 자기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마지막 휴대전화 동영상 속에서 ‘엄마아빠 사랑해요, (그런데) 내 동생 어떡하지’라고 했던 동혁이의 엄마다. 그 동생과 어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다. 하늘에서 이런 엄마아빠 안쓰럽게 보고 ‘힘드시죠?’ 묻는 거 같다. 우리는 너와 너의 친구들의 엄마아빠이니 괜찮다. … 동혁아, 그래도... 그래도.. .지금 모든 엄마아빠가 너희들에게 가장 하고픈 말은 내새끼가 너무 보고싶다. 그리고 너무 그립다는 거다. 안산 단원고 착한 아이들아.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2: 7월24일 저녁 10시25분

서울광장 추모 공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유가족들은 광화문 단식 농성장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재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인도와 도로를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민들이 항의 중입니다. 경찰은 아무 말 없이 막고만 있습니다.

광화문 주변으로 경찰 병력이 집결중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3: 7월24일 저녁 10시40분

경찰은 추모공연이 끝나갈 무렵 시청에서 프레스센터로 가는 인도를 먼저 막았습니다. 시민들이 지나가려는데 왜 인도를 막냐고 항의해도 아무 말 없이 그냥 막았습니다.

유가족들이 본격적으로 광화문으로 향하자, 인도에 이어 차도까지 모두 막았습니다. 현재 동아일보 앞까지 차벽으로 차단했습니다. 차량 통제로 광화문 쪽 차량은 동아일보 앞에서 유턴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계속 광화문 쪽에서 시청 쪽으로 늘고 있습니다. 경찰은 광화문역까지 봉쇄했습니다.

유가족뿐 아니라 시민들은 아스팔트에 앉았습니다.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4: 7월24일 밤10시50분

현재 시청 앞 상황입니다. 광화문쪽으로 가는 인도와 차도가 완전히 막혔습니다.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도 물러날 기미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책임져라" "진상규명, 수사권" "진상규명, 기소권" 빗속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긴급 의원총회를 연 뒤,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려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습니다. 이명익 기자가 취재한 사진입니다.

차벽 뒤 사진입니다. 광화문 청와대 가는 길까지 양편을 모두 차단했습니다, 시청쪽에서 막은 다음 광화문 사거리까지 차벽으로 막은 상태입니다 [밤11시7분]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5: 7월24일 밤11시10분

세월호 참사 대책회의는 오늘 추모 공연에 5만명 가량이 모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5000명이라고 합니다. 5만명 대 5000명 시각차는 집회 성격을 두고도 갈립니다.

주최 쪽은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공연으로 신고 대상이 아닌 추모행진이니 광화문 단식장까지 이동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강제해산하겠다고 방송하고 있습니다. 100리 길을 걸어온 유가족들이 맨 앞에서 경찰과 몸싸움하며 뚫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특별법을 제정하라"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6: 7월24일 밤11시30분

경찰 저지선을 뚫은 일부 유가족들이 광화문 농성장에 도착했지만 고립되었습니다. 광화문 농성장은 경찰에 둘러싸인 섬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을 바라며 안산에서 서울광장까지 100리 길을 걸어온 유가족들이 또 이렇게 아스팔트에서 101일째를 맞습니다.

남대문 경찰서장이 직접 "지금 즉시 해산하라”고 4차 경고 방송을 합니다.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 연행할 태세입니다. 시민들은 빗속에서 진상규명과 수사권, 기소권을 외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7: 7월24일 밤11시50분

도로 한복판에 경찰은 투명 벽을 설치했습니다. 최신 폴리스 라인입니다. 시민들은 “명박산성2”라고 말합니다. 시민들이 산개 전술로 광화문으로 향하자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벽 사이로 이동하려 하자, 경찰이 막습니다.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는 현재 500여명이 모여 있습니다. 경찰은 광화문 농성장 주변으로 다시 집결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천막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광화문 한 복판에서 유가족들은 101일째를 맞을 것 같습니다.

진도 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인터넷으로 광화문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있다고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송지혜 기자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