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최근 미국 보스턴 시에 납품한 통근열차의 불량 문제로 인해 현지 언론에 비판적인 기사가 나오는 등 구설에 올랐다. 한 재미교포는 “현대로템이 미국 보스턴시에 납품한 통근열차가 최근 문짝, 에어컨, 브레이크, 엔진,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부문에서 총제적인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보스턴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등 망신살이 뻗쳤다”고 전했다. 
 
보스턴 지역의 유력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는 현대로템 납품 차량의 품질 하자를 비판하는 기사를 지난 1월29일자 신문에 크게 보도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8년 미국 메사추세스 교통국(MBTA)에서 발주한 1억9천만 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통근형 열차 75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수주해 지난해부터 완성차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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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닷컴 화면 캡처

그러나 납품한 열차의 문과 에어컨, 브레이크 시스템 등 기계-엔진 부문의 결함은 물론 소프트웨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전면 보수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기존 신호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아 보스턴의 일부 노선에서는 사용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 예정 납품 기일보다 2년 반이나 지연되었고, 현재 모든 객차가 납품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를 고발하는 인터뷰에 응한 미국 메사추세스 교통국 관계자는 “차량 구성품과 브레이크, 열차의 운전실 신호통신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문제 투성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 운송노조 지부 회장은 “40여 년간 열차 업무에 종사하면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는 것은 처음 봤다”라고 힐난했다. 이 신문은 “가장 큰 문제는 이 통근열차가 이미 운행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운행을 멈추고, 몇 달 이내에 로드 아일랜드의 정비시설에 보내져 일부 부품을 새로 교체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현대로템 측은 “기술적인 문제점이 있기는 하나 지금은 발생된 문제점들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 미국 보스톤 시에서 계약상 유리한 조건으로 몰아가기 위해 자국 언론을 통해 플레이를 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계약 납기에서 2년 반이나 늦은 데 대해서도 “현대로템의 잘못이라기보다 계약 변경에 따른 이유가 컸다. 미국 내 부품 업체들의 자재공급 지연 때문에 시간이 걸린 사정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로템측은 향후 미국내 입찰에 영향을 미칠 이런 망신살 보도에 대해 특별히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의제기를 해도 언론 특성상 수용되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에 불거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로템이 상당한 자원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재계의 한 인사는 “이번 사태가 향후 미국 내에서 한국 기업이 수주를 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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