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포털 사이트에 다니엘 튜더(31)라고 입력하면 ‘맥주’가 자동 검색어로 완성된다. 그가 ‘한국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 맛없다’고 비판한 것이 유명해져서다. 그는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화끈한 음식, 따분한 맥주(fiery food, boring beer)’라는 기사를 썼다. 사실 그가 비판했던 것은 한국 맥주의 시장 구조였다. 하이트진로와 OB가 맥주 시장을 독점한 데다 중소 업체의 진입마저 가로막혀 한국 맥주의 맛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시사IN 신선영

튜더 씨는 2002년까지만 해도 한국을 찾았다가 월드컵 열기에 반한 수많은 외국인 중 한 명일 뿐이었다. 하지만 한국을 잊지 못한 그는 대학 졸업 후 2004년 서울로 돌아와 증권회사에서 일했다. 이후 스위스에서 일하다가 2010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직을 제안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이후 튜더는 한국어까지 유창한 한국통 외신 기자로 활약했다.

2012년 그가 영어로 펴낸 〈한국, 불가능한 나라(Korea: The Impossible Country)〉도 한강의 기적 등만 다루던 그간의 한국 관련 서적과 달리 우주인 이소연, 무당 등 60여 명을 인터뷰해 한국의 ‘민낯’을 편견 없이 보여주고자 했다. 지난 7월31일 이 책은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그는 8월 말에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을 그만둔다. 북한 관련 기사만 써야 하는 현실에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친구들과 함께 차린 맥주집 ‘더부쓰’ 운영과 다음 책 집필에 힘쓸 계획이다.

기자명 허은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le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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