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 정책기획실장이었던 경제평론가 이원재는 최근에 출간한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한겨레출판사)에서 2012년 대선 상황을 복기한다. 대선 기간 중 각 지역으로 지원 유세를 돌면서 저자가 경험한 것에 대해 “이른바 ‘먹고사니즘’(나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다른 고려는 하지 않는 이기적 이데올로기)이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모두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나만은 안전했으면 한다. 나와 내 자식만은 소외되지 않았으면 한다. 세금이 조금 낭비되더라도, 우리 집 근방이 개발되어서 집값과 땅값이 올랐으면 한다”라는 욕망은 비전보다 훨씬 보편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서, 진보든 보수든 이 ‘현실론’ 앞에서 버틸 장사가 없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저자는 묻는다. 먹고사니즘에 충실하게 살면 행복해지는 것인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전작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어크로스)을 통해 “경제는 성장했다고 하는데 삶은 왜 더 팍팍해지고 어려워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대담한 여정을 인상적으로 보여준 바 있는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서도 역시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줄 것인가? 궁극적으로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그런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법과 제도와 문화는 어떤 것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저자는 단언한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정치도 바뀌지 않는다고. 내가 쇼핑을 어디서 하는지, 주말에는 어디로 놀러 가는지가 세상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국은 그 모두가 정치라고.
기자명 김정희 (예스24 콘텐츠미디어팀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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