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은 1998년 2월 변호사 4명(강훈·홍지욱·김재호·김찬진)으로 출발했다. 정식 명칭은 ‘바른법률사무소’였다. 창립 멤버 가운데 한 명인 김찬진 변호사의 부인이 춘천지법원장을 지낸 이영애 국회의원(자유선진당)이다. 이 법원장 밑에서 강훈·홍지욱 변호사가 배석판사를 한 인연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창립 뒤 곧바로 최혜리 전 가정법원 판사가 합류해 법무법인 설립 요건을 갖추면서 법무법인으로 탈바꿈했다. 2005년 20여 명이던 바른은 이후 김장리법률사무소와 합병한 데 이어 법무법인 김신유의 금융팀, 서맥법률사무소와의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대표 변호사, 문성우 대표 변호사, 이인규 변호사(왼쪽부터).
지금은 소속 변호사 면면도 화려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사시 24회)이 고문 변호사로, 나경원(사시 34회)·권영세(사시 25회) 의원은 파트너 변호사로 속해 있다. 이 외에도 대법원장을 지낸 최종영 고문 변호사(사시 13회)·대법관을 지낸 박재윤 변호사(사시 9회)·이영애 의원(사시 13회) 등이 포진해 있다. ‘BBK 재판’을 맡아 김경준씨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50억원을 선고했던 윤경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지난해 바른에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끈다. 당시 그는 김씨를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예고만 떠들썩하고 실제 그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라며 꾸짖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검찰 고위 간부 출신들의 바른행이 이어졌다. 문성우 공동 대표 변호사는 대검 차장 출신이다. 2009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와 검찰총장 자리를 두고 다투었다. 천성관 후보자가 낙점되면서 옷을 벗고 두 달 뒤 바른에 합류했다. 노무현 대통령 사건을 수사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사시 24회)도 지난해 합류했다. 이 전 부장과 함께 서범정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사시 28회)도 바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대개 파트너 변호사로 영입되었다. 법무법인은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와 ‘파트너(Partner)’ 변호사로 구분되는데, 일반 회사로 치면 직원과 임원의 차이다. 현재 바른에는 어소시에이트 변호사 65명, 고문 등 파트너 변호사 50여 명 등 모두 120여 명의 변호사가 있다. 보통 파트너들에게는 스카우트 비용뿐 아니라 차량은 기본이고 법인카드와 골프 회원권 등을 지원한다. 바른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주로 기업 자문이나 영업을 이끈다.

기자명 고제규·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