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정권 할 일 참 많겠네 새창
- <시사IN> 제485호는 ‘2016 올해의 인물·사진’이란 기획으로 꾸렸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27명과 함께 협업을 해 지면 대부분을 사진으로 꾸몄다. 관련 글은 김훈, 이문재, 김애란 등 문인들이 참여했다. 사진과 짧은 글, 지면에 비해 ‘형식의 파괴’가 잘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 특성상 오해를 한 독자도 있었다. “기사가 이게 다인가요??”라는 댓글도 보였다. 반면 지면 독자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Eugene Kim’ 독자는 <시사IN> 페이스북에 “지금 방금 제485호를 정독했습니다. 2016 올해의 인물, 사진으로...
- 이상원 기자 2017-01-20
- “그런다고 네가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새창
- 1000일은 어쩌면 거대한 7시간이었다. 명백한 참사 앞에서 책임자들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배는 왜 기울었는지, 아이들은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렀다.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어긴 유가족과 시민들은 극렬 시위꾼 혹은 종북 세력으로 매도당했다. 진실은 거짓과 은폐 속에서 허우적댔다. 2014년 4월16일 이후 1000일은 한국 사회가 세월호를 차근차근 기억 속에서 몰아내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단원고 2학년1반 문지성양의 아버지 문종택씨(55·위 사진)와 같은 세월호 유가족...
- 변진경 기자 2017-01-20
- 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안 되지? 새창
- 표지에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콘크리트 계단이 있다. 그 계단을 돼지 한 마리가 내려간다. 아래쪽에도 똑같은 계단이 있는데, 뒤집힌 돼지가 올라가고 있다. 뭐지? 이 심오하고 철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그림은? 돼지는 저금통 혹은 고구마와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아이들 공작품처럼 귀엽고 익숙한 형상이라, 이 부조화가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책의 텍스트는 얼핏, 반대말을 가르치는 것 같다. ‘돼지, 양탄자 위에/ 돼지, 양탄자 아래에.’ 계속 이런 식이다. 돼지 적다/ 돼지 많다?, 돼지 없다/ 돼지 있다, 돼지 앞에 돼지/ ...
-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2017-01-20
- 우리는 이미 충분히 멀리 왔다 새창
- 제목은 세 가지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좋은 제목은 내용을 요약하고 있으며, 다른 책과 차별 짓게 해주며, 독자를 유혹해야 한다. 스테판 아우스 뎀 지펜의 <밧줄>(바다출판사, 2015)은 요약과 차이라는 두 가지 기능은 완수했으나, 유혹에는 실패한 제목이다. 이런 경우 ‘띠지’에 적힌 문구가 제목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 띠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바닥에 밧줄이 하나 놓여 있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소설에 대한 독후감을 쓰면서 매번 작품의 내용부터 요약하는 일은 성가시다. 하지만 자칫 이 작업을 너무 소홀히 하면 ...
- 장정일 (소설가) 2017-01-20
- 1대1에서 1+1의 세계로 새창
-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또 다른 주인공 서태웅은 원작에서 이름이 루카와 가에데(流川楓)다. ‘흐르는 냇가에 단풍나무’라는 뜻이다. 붉게 물든 가을이 떠오르게 하는 이름을 가진 소년은 뜻밖에도 정초에 태어났다. 하지만 만화를 본 이라면 그의 생일이 1월1일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서태웅의 세상은 1로 가득 차 있다. 팀 내 에이스이자 공격의 1옵션(우선순위), 중학생 MVP, 별명인 ‘슈퍼 루키’ 등은 선수로서 제1의 위치에 있음을 말해준다. 경기 스타일 역시 1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경기를 풀어가기 어려울 ...
- 중림로 새우젓 (팀명) 2017-01-20
- ‘하면 안 되는 영화’들로 버티는 방법 새창
- 별점(★) 난에 아예 가새표를 한 평론가도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김난숙 대표(영화사 진진) 역시 지난해 5월 칸 영화제 출장을 준비하면서 신작 소개를 받아봤다. 줄거리를 훑으며 ‘너무나 켄 로치적이군’ 싶었다. 막상 현장에서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마음이 흔들렸다. 함께 출장길에 나선 정태원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수입 여부를 두고 마주 앉았다. ‘망한’ 경험이 먼저 떠올랐다. <자유로운 세계>(2008, 켄 로치 감...
- 장일호 기자 2017-01-20
- 아버지와 남자친구에게 권한다 새창
-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는 카카오톡(카톡) 소설이다. 두 여성이 카톡 문자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휴대전화 번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수미는 계속 카톡을 보낸다. 바뀐 번호의 새로운 주인인 민정은 그런 수미의 카톡 문자를 무시하지 못하고 답신을 보낸다. 그렇게 둘의 소통이 시작된다. 수미와 민정은, 통상적인 의미의 ‘정상적인 사랑’을 하지 못하는 여성이다. 수미의 남자친구는 다른 여성과 연애를 하지 않는 ‘비시즌’에만 수미를 만난다. 그것도 섹스를 위해서만. 그녀와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
- 고재열 기자 2017-01-20
- ‘굿바이’로 세상을 바꾼다 새창
- 회사 이름이 ‘굿바이’이다. 헤어질 때 하는 인사가 아니다. ‘잘 산 물건’(good buy)이다. ㈜굿바이의 정경섭 대표(46)는 휴대전화 구매와 기부를 잇는다.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피플모바일(www.people-mobile.co.kr)’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추가 부담 없이 자신이 지정하는 단체에 기부를 할 수 있다. 휴대전화 한 대를 개통하면 대리점은 이동통신사로부터 개통 수수료를 받는데, 굿바이는 이렇게 받는 개통 수수료의 70%를 휴대전화 가입자가 지정한 시민단체에 기부금으로 내놓는다. 이런 방식으로 사회...
- 차형석 기자 2017-01-20
- 박근혜 게이트를 기회로 삼으려면… 새창
- 탄핵 소추된 사항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이유는 아니다. 스스로 사임하지 않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탄핵 절차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1월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발언한 내용을 보면 대통령 이전에 한 개인으로서도 의식세계나 사고 수준, 몰염치 등 수준 미달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난다. 최순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됨됨이를 수십 년간 관계하면서 완벽하게 파악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 수 있었다. 박근혜 게이트는 비록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실상을 보여주었지만 전화위복 기회로 삼는다면 새로운 한국을 만...
-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7-01-20
- 편집국 회의실이 ‘출입금지’된 사연 새창
- 지난 한 주 편집국 회의실은 출입금지였습니다. 박근혜 게이트를 쫓는 취재팀이 1379개에 달하는 최순실 파일을 출력해 늘어놓았습니다. 기자들은 문건마다 맥락을 짚어가며 숨은 의미를 찾아냈습니다. ‘최순실 파일’을 취재한 전혜원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1379개는 주로 어떤 파일인가?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코어스포츠의 내부 자료가 많았죠. 최순실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서, 이메일 등이 담긴 파일을 구해 주진우·김은지·신한슬 기자와 나눠서 다 봤습니다. 보는 것도 보는 거지만, 해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코어스포츠 부장으로...
- 고제규 편집국장 2017-01-20
- [단독]안종범 수첩에 적힌 수상한 교수들 새창
-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되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던 대학교수 이름도 등장한다. 순천향대병원 이임순 교수, 서울대병원장 서창석 교수,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김경숙 교수 등이다. 최순실씨 집안과 10년 넘게 교류한 이임순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7월27일 업무수첩에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적었다. ‘7-27-15 VIP’라는 메모에 ‘8. 13세 초경 소녀, 40-66 생애 vo...
- 특별취재팀 2017-01-19
- 새로 나온 책 새창
-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케빈 켈리 지음, 이한음 옮김, 청림출판 펴냄 미래학 가운데 거의 모든 책이 자신만의 예측 방법론과 통찰력을 과시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 케빈 켈리는 몇 안 되는 예외 중 하나다. 출세작인 <통제 불능>(1994)은 미래 기술을 다룬 책으로는 터무니없게 출간 20년을 넘기고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단순한 기술 평론가를 넘어, 기술의 본질을 꿰뚫고 인간과의 관계맺음을 통찰하는 ‘기술 사상가’여서다. 신간 <인에비터블>은 기술 사상가로서 켈리의 진가를 보여준다. 책에서 그는 미래를 ...
- 시사IN 편집국 2017-01-19
- 안종범 업무수첩이 말하는 것 새창
- <시사IN>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단독 입수했다. <시사IN>이 입수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모두 12권 분량이다. 2015년 7월부터 검찰에 체포되기 닷새 전인 2016년 10월28일까지 기록한 업무수첩이다. A4 용지로 출력해보니, 400여 장에 달했다. 안 전 수석은 업무수첩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썼다. 가로 7.8㎝, 세로 15.8㎝ 크기의 수첩 30장에 앞뒤로 기록했다. 맨 앞 장에는 업무수첩을 사용한 시기를 썼다. 앞쪽부터 시간 순서대로 대통령 지시, 청와대 회의(대수비: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실수...
- 특별취재팀 2017-01-19
- [단독]‘해결사 박근혜’가 그들 뒤에 있었다 새창
- 최순실씨가 관여한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의 이권 사업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지원한 기록이 나왔다.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의 특정 사업 시점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 업무 지원을 안 전 수석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이권 사업의 시행사로 의심받던 스위스 건축회사 누슬리(Nussli)와 관계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안종범 전 수석이 쓴 ‘1-23-16 VIP’ 메모(그림 1)를 보자. 2016년 1월23일 안 전 수석이 썼다는 의미로, ‘2. 스포츠클럽, 김...
- 특별취재팀 2017-01-19
- [단독] 그들의 국면 전환 대책, ‘개각+개헌+사면’ 새창
- 헌법 제7조 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한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만큼 이 조항과 거리가 먼 정부를 떠올리기도 쉽지 않다. 중대한 장면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적’과 ‘우리 편’을 설정하고, 어떻게 ‘적’을 물리칠까를 논의했다. 그런 식의 통치가 한계에 부딪히자 헌법 자체를 국면 전환 카드로 만지작거리기에 이르렀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나온 ‘10-24-15 교과서’는 2015년 10월24일 국정교과서 관련 회의 메모다. 그가 경제수석이던 시기지만 교과서 관련 회의에도 참석했다(29쪽 기사...
- 특별취재팀 2017-01-19
- “대통령은 공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새창
- 1월5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피고인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하듯 추첨을 거쳐 선정된 시민들이 법원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최순실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법정에 들어섰지만 사진기자들이 퇴정하자마자 자세를 고쳐 앉았다. 최씨는 이경재 변호사에게 귓속말을 하는가 하면 재판 도중 책상 위에 팔꿈치를 올린 채 턱을 괴기도 했다. 판사:오늘 재판은 이 사건 제1회 공판이다. 검찰 측으로부터 공소사실의 내용과 죄명 등을 듣...
- 김연희·신한슬 기자 2017-01-19
- 시리아 국민이 죽어도 알아사드는 잘 잔다 새창
- 2017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는 테러 뉴스를 들어야 했다. 1월1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로 35명이 희생되었다. 다음에는 어디서 어떤 테러가 터질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유럽은 초긴장 상태다. 또한 시리아 내전은 6년째 진행 중이고 미국이 새로운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맞이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신년에는 테러 정국을 움직이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연재를 이어간다. 인물을 이해해야 테러의 기원이 보인다. 지난해 12월25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북쪽 세드나야 마을의 유서 깊은 수도...
-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2017-01-19
- [단독]박 대통령의 특명, ‘새마을운동 전도’ 새창
-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에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추진할 태스크포스(TF)에 미르재단을 넣으라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한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새마을운동이 자주 등장한다. 2015년 10월26일 박 대통령 지시를 적은 ‘10-26-15 VIP’ 메모에는 ‘새마을운동 국제화’ 대목이 나온다. 2015년 12월6일을 뜻하는 ‘12-6-15 VIP’ 메모에도 ‘새마을운동, 예방접종, 개발협력→협력 아이디어’라고 쓰여 있다. 2016년 2월2...
- 특별취재팀 2017-01-18
- 의술인가, 상술인가 새창
- 강주성. 그는 의사나 약사가 아니었다. 보건의료 전문가도 아니었다. 일개 환자였다. 기업 컨설턴트로 잘나가던 1999년 서른여덟 나이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여동생에게 골수이식을 받고 기적처럼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이 병으로 신음하는 이들을 위해 싸웠다. 백혈병 환우회를 조직해, 1년에 3600만원을 약값으로 써야만 연명할 수 있는 환자들을 위한 투쟁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 그가 이끌었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약값 인하 투쟁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운동이었다.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
- 이오성 기자 2017-01-18
- 건설자재 사이에 소녀상을 방치했다 새창
- 끌려갔던 소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부산 시민의 힘으로 만든 부산 평화의 소녀상은 주부산 일본 총영사관(이하 일본 영사관) 30m 앞에 설치됐다. 부산 시민 5143명이 기금을 모았고 시민단체와 노조 30여 개가 힘을 보탰으며 대학생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된 끝에 이룬 결과였다. 부산 소녀상 설치 운동은 2015년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본격화되었다. 지난해 내내 대학생과 시민 600여 명이 부산 동구 고관로에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서 소녀의 모습을 한 채 침묵시위를 벌이는 ‘인간 소녀상 1인 시위’를 진행...
- 조소희 (<부산일보> 기자) 2017-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