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습니다. 저희도 할 만큼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들어서고··· 이제 좀 쉬렵니다.” 수년 동안 〈시사IN〉을 정기 구독해온 독자들이 구독 연장을 거절하면서 남긴 공통된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근 1년 동안 이어진 독자 감소 추세가 이제는 주춤한 상태다. 독자 감소를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규모가 그리 클 줄은 몰랐다. 잡지 발행인으로서 그동안 곳곳에 이런저런 하소연을 했다. 오늘은 그다음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어려움에 부닥친 〈시사IN〉이 어떻게 대응하고 견디고 있는지.

5만9000대를 유지하던 구독자 수가 5만 선 아래로 떨어졌을 때,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오래지 않아 4만 선마저 무너지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사주간지 2위, 3위를 합쳐도 미치지 못하는 압도적 1위 부수이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시사IN〉 구성원들에게는 심리적 마지노선이었기 때문이다. ‘해방구’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자유분방하던 편집국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것이 ‘〈시사IN〉 2023위원회’다. 향후 5년간 회사의 생존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였다.

독자들은 지면이 일부 달라졌다는 걸 이미 느끼셨을 것이다. 남문희 선임기자는 최근 30여 명의 탐사단과 함께 우리 역사가 서린 북·중·러 접경지역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고재열 기자도 9박11일 일정으로 탐사단과 코카서스 3국을 돌고 있다. 모두 ‘2023위원회’의 결과물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2018 〈시사IN〉 인공지능 콘퍼런스(SAIC)’ 국제 행사도 그 전략의 일환이다.

〈시사IN〉은 최근 소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2023위원회’ 체제의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말까지 두세 건의 과제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새해부터는 좀 더 안정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생존전략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위기를 자각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며 생존전략을 마련한 일체의 행위가 구성원들의 자발적 각성과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시사IN 자료2007년 삼성 기사 삭제에 항의하며 거리에 천막 편집국을 꾸린 기자들.


미디어를 돈 주고 보는 시대가 끝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매체 소멸의 시대’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덕목이자 〈시사IN〉의 창간 정신인 ‘정직’이다. 이슈와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독자들은 언론이 정직하게 정성 들여 쓴 기사를 용케 가려낸다. 좋은 기사를 찾아 읽는 좋은 독자는 소멸하지 않으리라는 믿음. 바로 이것이 〈시사IN〉 생존전략의 핵심이다.

 

기자명 표완수 (〈시사IN〉 발행인) 다른기사 보기 wspy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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